AI가 쓴 글은 누구 것인가
AI와 저작권 — 확정된 것과 아직 다투는 것
① "AI가 쓴 글은 누구 것?"은 사실 세 개의 다른 질문이다 — ⓐ AI 산출물 자체에 저작권이 붙나 ⓑ 학습에 쓰인 원저작물의 권리는 어떻게 되나 ⓒ 내가 받은 산출물이 남의 저작물을 베꼈다면. 답의 확실성이 셋 다 다르다.
② 확정된 것: 한국도 미국도 "저작자는 인간"이다. AI가 혼자 만든 결과물은 저작권이 없어 누구의 것도 아니고,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는 부분만 보호된다.
③ 다투는 중: AI를 학습시키려고 웹의 글·이미지를 대량으로 쓴 게 저작권 침해인지는 2026년 현재 법원에서 다투는 중이고, 나라마다 결론이 갈릴 수 있다.
① 질문을 세 개로 쪼개기
"AI와 저작권"이 헷갈리는 건 성격이 다른 세 질문이 한 단어에 뭉쳐 있어서다. 먼저 분리하자.
| 질문 | 쟁점 | 2026년 상태 |
|---|---|---|
| 산출물의 저작권 | AI가 만든 결과물에 권리가 생기나 | 대체로 확정 — 인간 기여분만 보호 |
| 학습 데이터 | 원저작물을 대량으로 학습에 쓴 게 침해인가 | 다투는 중 — 확정판결 없음 |
| 산출물의 침해 | 내가 받은 결과가 남의 저작물을 베꼈나 | 사안별 — 사용자에게도 책임이 갈 수 있음 |
이 글은 세 질문을 순서대로 짚는다. ②는 확정된 영역, ④는 다투는 영역, ⑤는 사용자가 직접 조심해야 하는 영역이다.
② 확정된 것 — 저작자는 인간이다
미국. 저작권법상 저작자는 인간이어야 한다. 스티븐 세일러(Stephen Thaler)가 "AI가 자율적으로 그렸다"고 주장한 그림에 대해 미국 저작권청이 등록을 거부했고, 워싱턴 D.C. 항소법원이 이를 지지했으며(2025), 대법원이 2026년 3월 2일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미국 저작권청의 2025년 보고서도 같은 입장이다 — 프롬프트를 아무리 정교하게 써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간이 선택·배열·수정한 부분은 사안별로 보호될 수 있다.
한국.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한다. AI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낸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2023년 말 초판, 2025년 6월 개정 2종)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있는 경우에만 등록이 가능하고 완전 자동 생성물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두 나라의 결론은 같다. AI가 통째로 써준 글은 "내 저작물"이 아니다. 남이 그대로 복사해 써도 저작권으로는 막을 수 없다.
저작권이 없어도 플랫폼 이용약관, 상표권, 초상권, 계약상 표시의무, 부정경쟁방지, 학교·저널의 AI 사용 규정은 별개로 적용된다. "저작권 대상이 아니니 자유"라는 결론으로 바로 건너뛰지 말자. 내가 AI에 넣은 정보가 어디로 가는지는 AI와 개인정보에서 다뤘는데, "내가 받은 결과물의 권리" 역시 같은 층위의 문제다.
③ '인간 기여'는 어디서부터 인정되나
그럼 어느 정도 손을 대야 "내 저작물"이 될까. 경계는 아직 사안별로 그어지지만, 방향은 이렇다.
| 내가 한 일 | 보호 가능성 |
|---|---|
| 프롬프트만 정교하게 작성 | 대체로 부족 — 프롬프트는 '지시'이지 '표현'이 아니라는 논리 |
| 여러 산출물 중 골라내기(선택) | 선택·배열에 창작성이 있으면 그 편집물 수준에서 인정 여지 |
| 상당한 수정·가필·재구성 | 수정한 표현 부분은 보호 가능 |
| 사람이 쓴 글 + AI 삽화 결합 | 사람이 쓴 글 부분은 보호, AI 삽화 부분은 별도 판단 |
프롬프트가 왜 '표현'으로 잘 인정되지 않는지는 LLM 작동 원리를 보면 감이 온다 — 같은 프롬프트를 넣어도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고, 최종 표현을 결정하는 건 모델의 확률 추출이지 내 문장이 아니다.
AI를 도구로 쓰되, 최종본에 내 판단과 수정이 실질적으로 들어가게 하고 무엇을 어떻게 바꿨는지 기록을 남기자. 미국·한국 모두 등록 시 AI가 만든 부분과 사람이 만든 부분을 구분해 밝히도록 요구한다. "AI로 초안, 사람이 완성"이라는 작업 순서 자체가 방어선이 된다.
④ 다투는 중 — 학습 데이터 문제
여기서부터는 확정된 게 없다. 쟁점은 이렇다. AI 회사가 모델을 만들려고 뉴스·책·이미지·코드를 대량 수집해 학습시킨 것이 저작권 침해인가, 아니면 공정이용(미국)이나 각국의 예외 규정에 해당하는가.
진행 중인 대표 사건들이다.
- 뉴욕타임스 v. OpenAI·마이크로소프트 — 2023년 12월 제소.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증거개시 단계이며 재판일은 아직 없다. 다른 언론사들의 유사 소송과 병합돼 진행 중이다.
- 게티이미지 v. Stability AI, 시각예술가들의 집단소송 등 이미지 생성 쪽 소송도 다수 진행 중이다.
핵심 다툼은 세 가지다 — ⓐ 학습 자체가 원본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변형적 이용'인가, ⓑ 모델이 원문을 상당 부분 재현(regurgitation)하면 그건 별개의 침해인가, ⓒ 그 결과물이 원저작물의 시장을 대체하는가.
2026년 현재 이 문제를 정리한 확정판결은 없다. 그리고 결론이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 미국은 공정이용, EU는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예외(권리자 opt-out), 일본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예외, 한국은 관련 규정 정비를 추진 중이다.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는 주장은 걸러서 듣자.
이 소송들의 결과는 빅테크(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와 AI 스타트업의 콘텐츠 라이선스 지출·모델 재학습 비용·합의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소송 리스크를 실적에 어떻게 반영해 읽을지는 빅테크 실적 해석 가이드의 틀을 참고할 만하다.
⑤ 내가 받은 결과가 남의 걸 베꼈다면 — 사용자 책임
학습 데이터 문제와 별개로, 완성된 산출물이 특정 저작물과 너무 닮았을 때가 있다. 이 경우 침해 책임은 그 결과물을 실제로 쓴 사람에게도 물을 수 있다. "AI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위험한 유형은 정해져 있다.
- 유명 캐릭터·로고·특정 화가의 화풍을 근접 모방한 이미지
- 기사·가사·코드의 상당 부분이 원문과 거의 같게 나온 경우
- "OO 작가 스타일로" 같은 프롬프트로 만든 결과물
스타일 자체는 저작권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구체적 표현이 특정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면 문제가 된다. AI가 지어낸 '사실'을 검증해야 하듯(환각 가이드), 상업적으로 쓸 결과물은 역이미지 검색·표절 검사로 한 번 거르는 게 안전하다.
⑥ 실무 체크리스트 (한국 사용자 기준)
| 목적 | 해야 할 것 |
|---|---|
| 블로그·SNS 콘텐츠 | AI 초안은 도구로만. 최종 표현은 직접 다듬고, 플랫폼의 AI 표시 규정을 확인한다. |
| 업무 문서·보고서 | 회사 규정과 계약상 저작권 귀속 조항을 먼저 확인. 고객에게 납품하는 산출물이면 특히. |
| 출판·상업물 | 인간 기여를 문서로 남기고, 등록 시 AI가 만든 부분을 구분해 표기한다. |
| 학교 과제·논문 | 기관의 AI 사용 정책이 저작권과 별개로 우선한다. 허용 범위부터 확인. |
| 이미지·디자인 | 상업 사용 전 유사도 검사. 생성 도구 약관에서 상업 이용 허용 여부와 권리 귀속을 확인한다. |
AI로 글을 쓰는 실무 자체는 AI로 글쓰기에서 다뤘다. 이 글은 그렇게 만든 결과물의 권리 관계를 보태는 편이다.
확정된 건 하나다 — 저작자는 인간이고, AI가 통째로 만든 결과물엔 저작권이 없다. 내 것으로 인정받으려면 선택·수정·결합으로 실질적 기여를 남겨야 한다. 학습 데이터가 침해인지는 아직 법원에서 다투는 중이니 단정하는 주장은 걸러 듣고, 상업적으로 쓰기 전엔 유사도와 라이선스를 확인하자.
※ 본 글은 2026년 9월 기준의 일반적 원리와 현황을 정리한 교육 자료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저작권은 국가·판례·구체적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본문에서 '다투는 중'이라고 한 쟁점은 이후 판결로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 분쟁이나 등록·계약 문제는 변호사,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전문기관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가이드는 일반 교육 목적의 참고 자료이며, 이해를 돕기 위해 기술적 세부사항을 단순화했습니다.
새 가이드가 나오면 알려드립니다
AI 리터러시 가이드는 주 2회 발행합니다. 구독하시면 다음 편을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무료이고 언제든 해지할 수 있습니다.
